제9회 유림공원 사생대회
청명한 가을 하늘아래 국화가 만개한 유림공원에 하나 둘씩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부모님‧친구와 함께 사생대회에 참가한 아이들은 각자 준비한 도구를 들고 사뭇 진지한 얼굴로 자신의 실력을 뽐냈다. 이날 유림공원에는 가을을 만끽하기 위해 나들이 나온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올해로 9회를 맞이한 유림공원 사생대회가 지난 10월 14일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유림공원에서 열렸다. 지난 2010년 처음 시작된 유림공원 사생대회는 대전지역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그리기와 글짓기 실력을 뽐내는 대전의 대표 문화 행사 중 하나다.
유림공원은 故 이인구 명예회장이 사재 100억 원을 들여 조성한 후 기증한 도심 속 명품 공원으로, 계룡장학재단은 대전지역 어린이들의 재능과 창의력을 키워주기 위해 매년 유림공원 사생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계룡장학재단 윤종설 이사장과 계룡건설 이승찬 사장 및 임직원 등이 참석해 아이들이 각자의 기량을 마음껏 뽐낼 수 있도록 함께 응원했다.
대전 시내 초등학생 및 가족 등 1,500여 명이 참가한 이번 행사는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주제 발표가 진행됐다. 개회식에 모인 아이들이 준비된 콩주머니를 힘껏 던져 박을 터뜨리자 그 안에서 ‘유림공원과 행복한 우리 가족’, ‘나의 꿈, 나의 미래’라는 그리기, 글쓰기 주제가 적힌 현수막이 펼쳐졌다.
아이들은 고사리 같은 손에 도화지와 원고지를 받아들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자리로 돌아가 작품을 시작하는 아이들의 표정은 그 어느 때 보다 진지하다. 너른 잔디밭에서 자세를 고쳐 앉아 어떤 작품을 선보일지 재잘거리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귀를 간지럽힌다.
대전 성모초등학교에 다니는 김서율 양의 가족은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3대가 모였다. 평소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손녀딸을 위해 가족들이 함께 나섰다. 김서율 양의 할머니는 “온가족이 함께 모여 간식도 먹고 대화를 나누며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평소 손녀딸이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하고, 그림을 잘 그려요. 오늘 행사에서 손녀가 상까지 받으면 더욱 좋을 거 같아요 ”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유림공원 사생대회가 한창인 와중에 무대 앞 잔디광장에는 다양한 체험 부스가 마련되었다. ‘비눗방울 놀이터’, ‘알록달록 나만의 타일아트’, ‘꿈을 담은 탱탱볼 만들기’, ‘달콤 솜사탕&아트풍선’까지 체험 부스는 행사 내내 인산인해를 이뤘다.
맑은 하늘에 비눗방울이 수놓으면 아이들의 “꺄르르” 웃음소리가 터지고, 마치 피리 부는 사나이가 등장한 듯 아이들은 비눗방울을 따라다니기 바쁘다. 꿈을 담은 탱탱볼을 만든 후 공을 차며 뛰어놀기도 하고 저마다 행복한 모습을 카메라 속에 간직하기 위해 한껏 멋을 낸 포즈를 잡아보기도 한다.
아이들은 자신의 도화지 안에 유림공원을 배경으로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가족의 모습을 담는다. 가오동에서 온 임수윤 양은 “유림공원은 이번이 처음인데 엄마, 아빠와 함께해서 좋다”라며 웃음꽃을 피웠다.
사생대회에 참가하지 않더라도 가을을 즐기기 위해 나들이를 나선 방문객들로 유림공원은 붐볐다. 가족, 혹은 친구와 함께 도시락과 돗자리를 준비해 식사를 하며 바삐 돌아가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휴식의 시간을 보내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총상금만 1,200여만 원에 달하는 이번 사생대회에는 대전지역 초등학교와 미술학원 등에서 많은 학생이 참가했다. 행사를 주최한 계룡장학재단은 전문가로 구성된 별도의 심사위원을 구성해 심사를 한 후 시상식과 함께 수상한 학생들의 작품을 별도의 작품집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학원에서 사생대회를 알게 돼서 참가하게 됐어요. 그림그리기를 시작한 지 얼마 안됐는데, 그림 그리는 게 정말 좋아요. 사생대회 덕분에 유림공원이 아름다운 공원이라는 걸 알았어요. 친구들과 함께하고 엄마도 응원 와줘서 고마워요. 예쁘게 잘 그리고 싶어요!
글꽃초등학교 이서현 양
아이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서 유림공원 사생대회를 알게 됐어요. 아이가 2학년이 되고 나서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길래 참여하게 됐죠. 아이와 함께할 시간이 많지 않은데 운이 좋게도 날씨가 좋은 날 아이와 함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 돼서 기쁜 마음입니다.
노은동 조익 씨
미술학원 친구들과 함께 대회에 참가했어요. 유림공원에서 행복한 우리 가족의 모습을 그렸어요. 이렇게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니까 기분이 새롭고 좋아요. 유림공원을 처음 와봤는데, 유림공원은 가족들과 함께 오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다음에는 가족들이랑 오고 싶어요!
송촌초등학교 이수빈 양
가족들과 나들이 나왔다가 사생대회를 하는 걸 알고 참여하게 됐어요. 저는 글쓰기를 좋아해서 글짓기에 참여했어요. 오늘은 집에 있고 싶은 날이었는데, 나오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나와서 대회도 참여하고 뿌듯한 기분이 들어요.
정림초등학교 임수민 군
유림공원 입구에서 우리 가족이 들어오는 모습을 그렸어요. 엄마랑 동생이랑 나와서 너무 행복해요. 평소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학원도 다니고 있어요. 엄마가 항상 상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해줘서 고마워요. 행복한 날이에요!
동화초등학교 윤예원 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