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는 2014년부터 ‘퍼스트펭귄’이란 주제로 새로운 시장에 최초로 뛰어든 기업을 취재했다. 퍼스트펭귄은 최초로 바다에 뛰어든 펭귄을 부르는 말이며, 영어권에서는 용감하게 도전하는 선구자를 지칭하는 용어로 쓰인다.
보스턴컨설팅그룹과 해당 퍼스트 펭귄이 가진 공통 속성에 대해 분석한 결과 퍼스트펭귄은 고객 만족, 개척자 정신, 끝없는 실험, 과감한 실행, 창조적 파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참고자료 LG경제연구원
먼저 움직이고 가장 빨리 달린다
과거 대한민국의 기업들은 기존 시장에서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으로 강자를 모방하고 추격했다. 그 결과 반도체, 자동차, 전자, 철강, 조선 등 한국의 주력 사업 대부분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
퍼스트 무버는 새로운 제품이나 기술을 빠르게 따라가는 전략 또는 기업을 일컫는 말로, 산업의 변화를 주도하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창의적인 선도자를 가리킨다. 이제 많은 기업이 시장의 선도자가 되었고
패스트 팔로워 전략보다는 퍼스트 무버 전략을 실천해야 할 때다.
계룡건설은 퍼스트 무버 전략으로 토목과 건축 관련 전 분야에서 축적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미 토목·건축 분야 시장에서 많은 기업이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계룡건설은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비록 다른 기업보다 먼저 건설 산업에 진입하지는 않았지만, 계룡만의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 그 전문성을 인정받고 국내 최고의 기업 중
하나로 우뚝 설 수 있었다.
달리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기업 경영의 관점에서 본 퍼스트 무버에는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첫 번째는 말 그대로 최초로 제품을 출시해 시장을 개척한 기업이다. 이들은 다른 기업보다 먼저 새로운 산업이나 제품 카테고리에 진입해 제품을 출시했다. 탄산음료 시장에서 코카콜라, 안전면도기 시장에서 질레트, 즉석카메라 시장에서 폴라로이드 카메라가 그렇다. 이들은 세상에 없던 제품을 처음으로 선보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두 번째는 대중 시장에서 제품을 먼저 선도하는 기업이다. 틈새시장에 불과한 초기 시장에 진입해 얼마나 의미 있는 규모의 대중 시장으로 키우느냐에 초점을 두는 것이다. 에디슨의 대표적인 발명품인 전구도 최초로 발명한 사람이 에디슨이 아니라는 사실은 유명하다. 에디슨의 등장 전 20여 종의 백열전구에 특허가 출원된 상태였다. 에디슨과 거의 같은 시기인 1879년 영국의 화학자 조셉스완은 가정용 백열전구를 발명해 대중 앞에서 시연까지 했다. 그러나 에디슨이 개발한 백열전구가 훨씬 뛰어나다는 이유로 전기 조명 시장을 대중화하는 데 선도했다. 최초의 온라인 서점도 아마존닷컴이 아니다. 온라인 서점은 1991년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컴퓨터 리터러시 북스토어라는 서점 체인을 운영하던 찰스 스택이라는 사람에 의해 처음으로 구현되었다. 이처럼 최적의 시점에 시장에 진입해 성공하는 기업이 완전히 최초는 아니더라도 실질적인 선도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세 번째는 최초가 아니더라도 시장을 정의하기에 따라 퍼스트 무버로 해석될 수 있다. 후발 주자의 혁신으로 시장이 재정의되고 선발 진입자가 몰락하거나 시장 전체 파이가 더 커지는 경우에는 시장을 재정의한 기업이 퍼스트 무버로 해석된다. 검색엔진 시장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 중 하나다. 검색엔진 서비스로 상업적 성공을 거둔 첫 번째는 라이코스였으며, 이후 수많은 경쟁 끝에 가장 대중적인 도구로 검색 시장을 만든 건 야후였다. 그러나 계속된 혁신 끝에 남은 건 구글이라고 볼 수 있다.
퍼스트 무버는 세상을 바꿀 만큼 혁신적인 가치를 제공한 기업을 일컫는다. 그러나 최근의 산업은 변화 주기가 짧아지고 변덕스러워졌다. 최고의 방법은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서도 움직이는 리더를 지향하는 것이다. 예측 불가능한 21세기 경영 환경에서 지속해서 경쟁 우위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연구하고 움직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