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계속되던 비가 멈추고 날이 맑게 갠 어느 날. KR산업 본사가 위치한 경기도 이천의 창전동 시내에서 KR산업 재무팀 윤기훈 주임과 조창묵 사원이 만났다. 두 사람은 오랜만에 맞는 따뜻한 햇살에 소풍 나온 것 같은 기분을 만끽하며 한껏 들떠 있었다. 운동을 좋아해 풋볼 동아리에서도 함께 활동하고 있는 두 사람이 양궁장을 찾았다. 양궁장은 금세 서로를 응원하기도, 짓궂은 장난을 치기도 하는 두 사람의 웃음소리로 가득 매워졌다. 비록 처음 해보는 게임이었지만, 친구처럼 막역한 서로가 함께 했기에 윤기훈 주임과 조창묵 사원은 그 시간이 마냥 즐거웠다.
KR산업 재무팀 윤기훈 주임, 조창묵 사원
길었던 장마가 멈추고 오랜만에 따사로운 햇살이 거리를 가득 메운 어느 오후 두시, 윤기훈 주임과 조창묵 사원이 경기도 이천 창전동의 한 패션멀티숍 카페를 찾았다. 카페에 들어선 두 사람은 친한 친구와 함께 쇼핑을 나온 것처럼 카페 안에 마련된 패션 소품과 의류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건 별로 안 어울리는 것 같은데?”
“오, 이건 좀 괜찮은 것 같은데요?”
서로에게 어울릴만한 선글라스를 골라주는 두 사람 사이에 웃음이 오갔다. 이어 한참 동안 선글라스를 고르던 두 사람이 서로에게 어울리는 옷을 고르기 시작했다. 장난기가 발동한 윤기훈 주임이 화사한 원피스 한 벌을 조창묵 사원에게 둘러주자, 거울 통해 자신의 낯선 모습을 본 조창묵 사원이 참을 수 없는 큰 웃음을 터뜨린다. 평소 진중하고 조용한 성격을 지닌 윤기훈 주임은 리액션이 좋은 멘티 조창묵 사원에게만은 장난기 많은 선배가 된다. 조창묵 사원 역시 스스럼없이 자신을 대하는 윤기훈 주임의 장난이 재밌고 편하다.
조창묵 사원은 3년 간 관세사 공부를 하다 지난해 KR산업에 입사했다. 조창묵 사원에게 지난 3년은 꽤 힘든 시간이었다. 시험을 준비하는 동안 사람들과 교류도 적어졌고, 활발했던 성격도 점점 소심해졌기 때문이다. 힘들었던 시간을 뒤로하고 KR산업에 입사한 조창묵 사원은 자연스레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제가 연말에 입사했어요. 그때가 재무팀이 가장 바쁜 시기죠. 이제 막 입사를 한 상황이라 선배님들을 도와드릴 수가 없었어요. 무언가 도움이 되고 싶은데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눈치만 보고 있었죠. 그런데 어느 날 주임님이 먼저 다가와 차 한 잔하자고 말을 건네시더라고요. 요즘 부서가 바빠 많이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너무 긴장해 있지 말라고 말해주셨는데 그 말 한마디가 정말 따뜻하게 와 닿았어요. 저에게는 자신감을 북돋아 준 말이었거든요.”
좋은 사람일수록 함께 하고 싶은 일이 많아지는 법이다. 그래서인지 마음이 잘 맞는 두 사람은 일과 후에도 자주 만나 시간을 보낸다. 함께 사내 풋볼 동아리에서 땀 흘리며 운동을 즐기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다니다보니 자연스레 팀워크도 단단해졌다. 자주 얼굴을 마주하는 만큼 관계를 끈끈하게 만드는 것도 없다.
“풋볼 경기가 끝나면 종종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눠요. 조창묵 사원과 함께하면 늘 재밌는 일이 일어나요. 워낙 활발하고 말도 재밌게 잘하는 친구라 만날 때마다 대화가 끊이질 않죠.”
동아리 활동이 없는 날에도 두 사람은 종종 식탁에 둘러 앉아 함께 식사를 나눈다. 식구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두 사람 모두 회사 근처에서 자취를 하다보니 자연스레 서로에게 의지하게 됐다.
“고등학생 때부터 기숙사 생활을 해서, 타지에서 생활하는 게 힘들지는 않아요. 생활은 어려움이 없지만, 단 하나 아쉬운 게 있다면 혼자 식사하는 거였어요. 좋아하는 사람과 마주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음식을 먹으면 더욱 먹음직스럽잖아요. 그래서인지 혼자 밥 먹기가 싫은 날에는 주임님을 찾게 돼요. 식사를 하면서 회사 안에서는 할 수 없었던 개인적인 고민도 나누다보면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도 모를 때가 많아요. 게다가 입맛도 잘 맞아서 언제나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어요.”
두 사람이 함께 식사를 할 때면 이천에서 조금 더 오랫동안 시간을 보낸 윤기훈 주임이 자신이 알고 있는 맛집을 추천하곤 한다. 그렇게 조창묵 사원은 선배의 도움으로 새로운 보금자리에 익숙해져 가고, 오랜만에 친구들이 이천에 놀러오면 윤기훈 주임이 추천했던 장소를 자신 있게 소개하기도 한다.
쇼핑을 마친 윤기훈 주임과 조창묵 사원이 양궁장으로 향했다. 스포츠 종목이라면 가리는 것이 없을 정도로 운동을 좋아하는 두 사람이지만, 윤기훈 주임과 조창묵 사원 모두 양궁은 처음이었다. 평소 사격게임을 즐겨한다는 조창묵 사원이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윤기훈 주임에게 커피 내기를 제안했다. 후배의 제안이 귀여운 윤기훈 주임 역시 즐거운 표정으로 대결을 받아들였다.
본격적인 경기에 앞서, 간단히 교육을 마친 두 사람이 진지한 표정으로 과녁을 바라보며 경기 결과를 점쳐보기 시작했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게임인 만큼, 신중하게 활을 든 두 사람의 모습이 마치 올림픽 경기를 연상케 한다.
커피 내기가 걸린 게임이었지만, 두 사람은 금세 내기를 잊은 듯 농담을 건네며 경기를 이어나갔다. 그저 게임을 즐기며, 서로를 응원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선배인 윤기훈 주임이 아쉽게 10점을 맞히지 못하면 후배인 조창묵 사원이 더 아쉬워하고, 화살이 과녁을 빗나간 순간에는 두 사람 모두 큰 웃음 터트리기도 했다. 치열했던 양궁 경기는 결국 조창묵 사원이 큰 점수 차를 내며 종료되었지만, 두 사람 모두 점수를 떠나 서로를 응원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양궁 대결이 끝난 후에도 두 사람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양궁장 안에 마련된 미니 당구대와 축구 게임기를 발견한 윤기훈 주임과 조창묵 사원이 자연스레 새로운 경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마치 형과 아우처럼 장난스럽다가도 서로를 살뜰히 챙기며 스스럼없다. 조창묵 사원은 자신을 편하게 대하는 윤기훈 주임이 고맙다며, 보답하는 마음으로 더욱 노력하고 싶다고 말한다.
“주임님 덕분에 회사에 잘 적응할 수 있었어요. 입사하기 전에 늘 배울 부분이 많은 멋있는 선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주임님이 그런 분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주임님한테 배워야 할 것들이 정말 많아요. 열심히 배워 회사에 꼭 필요한 인재가 되고 싶어요.”
그 말을 듣고 있던 윤기훈 주임이 이내 “처음 하는 일인데도 두려워하지 않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라며 조창묵 사원을 칭찬하고 나선다.
“모든 일이 그렇듯 재무팀 업무도 처음 배울 때는 어려운 부분이 많아서 신입사원들이 힘들어해요. 그런데 조창묵 사원은 배우려는 자세가 강해요. 새로운 업무를 가르쳐 줄 때 눈을 반짝이며 듣고, 배운 대로 실행하려 노력하죠. 그 모습이 참 대견해요. 앞으로 더 발전할 거란 믿음이 있어요.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 역시 힘을 얻기도 하고요. 앞으로도 오랫동안 함께 일하며 좋은 추억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